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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스포츠에도 ‘뉴 노멀’이 온다
2020.05.11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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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스포츠에도 뉴 노멀이 온다

 

끝나지 않는 절망은 없다.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다. 긴 잠복기, 높은 감염성이라는 특성을 앞세워 전 세계를 덮친 이 전염병도 결국, 언제 어떤 형태로든 끝이 나게 되어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조금씩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 김희선 일간스포츠 기자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쏟아지는 걱정과 우려

치사율이 낮은 대신 높은 감염성을 앞세워 단숨에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까지 침투한 코로나19는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진격하며 삽시간에 250만 명이 넘는 확진자 수를 넘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족 이후 역대 세 번째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할 만큼 심각한 사태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전 세계가 맞닥뜨린 공동의 위기인 만큼,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경계로 확연히 달라질 세계를 예측하며,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가 코로나19 이전(BC·Before Corona)’코로나19 이후(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 예상했다.

분명한 건 코로나19가 남길 영향을 짐작해보는데 있어 프리드먼이 제안한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당면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대처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격함의 상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확산을 차단한다는 명목 하에 미국 이민을 60일간 중단하는 행정 명령을 내리고 이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도록 정부 권한을 강화한 코로나19 방지법을 제정해 통과시켜 독재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움직임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문가들은 예상한 탈세계화와 거대 정부-강력한 지도자의 등장, 극단적 양극화와 포퓰리즘 등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물론 코로나19의 세계에 반드시 부정적인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예측할 때 긍정과 부정의 극단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살아오던 시대와 명백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얘기한다. 소위 말하는 코로나19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다.

정치,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예술을 포함한 인간의 삶 전반에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은 한마디로 거대하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월스트리트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반세계화 흐름이 강해지고 거대 부채 시대가 도래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의 강세로 인한 디지털 인프라 확대 등 수많은 변화가 감지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리고 이들이 내놓은 정치경제학적인 무수한 예측 사이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스포츠다.

 

스포츠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코로나19 뉴 노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코로나19가 훨씬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은 세계 각국은 멈출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멈췄다. 국가 간 국경이 폐쇄되고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으며, 당연한 수순으로 스포츠도 중단됐다. 세계 프로스포츠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유럽 축구와 미국 프로농구(NBA) 메이저리그(MLB) 등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브레이크에 걸렸다. 미국 ESPN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전 세계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포츠 행사 가운데 47%가 취소됐다고 보도하며 그 피해 규모를 약 67억 원으로 추산했다. 전쟁을 제외하곤 한 번도 취소된 적 없는 올림픽마저 사상 초유의 1년 연기를 선택했으니 스포츠 산업 전체의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닥친 산적한 문제들 이상으로 더 중요한 과제는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맞이하게 될 근본적 변화에 스포츠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 당장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는 대규모 관중들이 한 곳에 모이는 공연이나 예술, 그리고 스포츠 현장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특히 스포츠에도 뉴 노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스포츠는 수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열띤 응원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으로 대표되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의 행동 하나가 엄청난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알려졌다. 모르고 살던 때와 알게 된 이후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미국 보스턴 지역지인 프로비던스 저널은 메이저리그 개막 시점에 대해 얘기하면서 스포츠가 다시 게임과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때 보여줄 뉴 노멀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프로비던스 저널은 재정적인 부분은 물론,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스포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미국기업연구소가 제시한 로드맵이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관람 문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봤다. 로드맵은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가속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필요하며 특히 60세 이상 노인과 건강상태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 생활 체육 기관인 스포트 잉글랜드의 최고경영자 팀 홀링스워스도 스포츠의 뉴 노멀과 관련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따르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백 가지 옵션을 활용해야 한다지역 사회에서 스포츠와 신체 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일정은 물론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뉴 노멀에 적응해야 한다며 이메일과 트위터, 페이스타임(영상통화) 및 화상 회의 등을 통해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중이다.

당장 시범경기를 시작한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무관중 경기를 비롯해 그라운드와 덕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 중 침을 뱉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등의 새로운 규칙이 등장했다. 침 뱉기와 하이파이브는 캐나다의 스포츠 채널인 CTV 스포츠가 코로나19로 인해 바뀌게 될 스포츠의 세 가지 습관으로 꼽은 것들이기도 하다. CTV 스포츠는 크리켓에서 스윙을 장려하기 위해 공에 침을 바르는 버릇, 테니스에서 볼 키즈가 수건을 건네주던 역할, 그리고 축구와 농구 등에서 하이파이브 등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 이후 바뀐 스포츠계 습관들을 조명했다.

 

살아남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스포츠의 뉴 노멀은 경기장이나 관중석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아마추어와 프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모두 포함한 스포츠 산업 전체가 코로나19 이후 뉴 노멀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 그리고 스포츠 산업이 소비되는 방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각자가 처한 환경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세계 77억 인구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막는데 공중 보건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렇게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씩 마스크와 손 소독제, 그리고 언택트(비접촉·비대면) 문화라는 뉴 노멀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스포츠를 즐기는 풍경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된 언택트 마케팅이 스포츠 뉴 노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은 꽤 설득력이 있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밀폐된 공간에 모여 숨을 쉬거나 물건을 만지는 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스포츠 경기장을 직접 찾는 이들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이, 사람들이 경기장이 아닌 집에서 스포츠를 즐기는데 익숙해질 수 있다는 시각 역시 마찬가지다. 통상적인 개념의 역시 직접 경기장을 찾는 적극적인 소비자보다 TV,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들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비접촉·비대면을 표방하는 언택트 마케팅이 각광받으면서 넷플릭스 가입자가 폭증하고 외식보다 배달음식 주문 건수가 늘어나는 지금 상황을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상상으로 치부할 일만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포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예상은 북미나 유럽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계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남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시즌을 조기 종료하고, 프로축구 K리그와 프로야구도 시즌 개막을 미뤘을 때 이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아 각 종목 구단들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느라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보다 활발하게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청백전 자체 중계 등 콘텐츠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보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몸으로 즐기는 운동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튜브 등 동영상과 SNS 사이트를 통해 홈 트레이닝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홈트족끼리 온라인 동호회를 꾸리고 서로 운동 결과를 공유하는 등 새로운 생활체육 문화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양학선, 여서정, 손흥민, 한민수, 홍석만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여한 홈 트레이닝 영상을 제작해 적극적으로 배포에 나섰다. 반응도 긍정적이다.

집에서 게임을 통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 링피트가 품절 사태를 빚고, VR 장비들의 판매가 급증한 것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타인과 대화를 나누며 커뮤니케이션 본능을 충족하고 운동까지 즐길 수 있는 ‘12스포츠 세계가 열린 셈이다. 비접촉·비대면이라는 규칙을 유지하면서도 온라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연결돼 활동하는 온택트(Ontact)’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스포츠계 역시 언택트와 온택트를 접목시킨 새로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는 만큼, 스포츠가 맞이하게 될 뉴 노멀의 시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건 코로나19가 불러올 뉴 노멀 앞에서 어느 정도 통증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낡고 오래된 가치들이 탈락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피부 세포가 탈각되듯이 말이다.

우리는 결코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명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질서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수용해야 한다. 앞으로도 스포츠가 공공의 즐거움과 가치로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스포츠라는 거대한 세계 안에서 앞으로도 살아가기 위해,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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