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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탁구’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2019.06.28 179
  • 년월호 2019년 6월호

Theme Column

| 한인수 월간탁구 발행인

 

컬러-풀 탁구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변화가 빠른 시대에 탁구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 역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 세기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세기의 20년 동안 탁구는 정말이지 끊임없는 변화를 꾀해 왔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는 용구에서부터 경기규칙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정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시도가 현재도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러버와 공인구의 새로운 변화

국제탁구연맹(ITTF)러버(라켓 양면에 붙이는 고무) 색상 다양화를 결정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이던 지난 422, 대회 개최지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금년 정기총회를 통해 발표된 합의안에는 검정과 빨강만으로 한정해온 기존 컬러에 대한 제한을 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면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반드시 한 면은 검은색을 사용하며, 나머지 한 면도 시각적 오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노란색만은 금지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제까지 두 가지 컬러만 허용되던 러버의 색상을 다양하고 개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적용 시기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용구위원회가 가능한 색상 및 기준을 만들어 이사회에 제출하고,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2021년부터 시행한다는 것이 ITTF의 방침이다. 덧붙여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이 전한 개정 취지도 주목할 만했다. 토마스 회장은 수많은 볼거리가 있는 시대 흐름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탁구로 대중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ITTF 집행위원으로 선임되면서, 한국 탁구로서는 더 각별할 수밖에 없었던 이번 총회는 결국 시대 흐름에 발맞추려는 탁구계의 노력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던 셈이다. 계획대로라면 2021년부터는 보다 컬러풀, 볼거리 풍성한 탁구경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여러 가지 변화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다. 지름 38mm, 무게 2.5g으로 오랫동안 유지돼왔던 탁구공은 2천 년대 접어들어 큰 변화를 겪었다. ITTF2001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를 전후해 지름을 2mm 늘리고 무게도 0.2g 증가시킨 2.7g 공을 공인구로 채택했고, 유예기간을 거친 2003년부터 38mm 공을 전면 금지했다. 구기 종목 중에서도 가장 작은 공을 사용하는 탁구지만, 당시 40mm 공이 일명 라지 볼(large ball)’로 불렸다는 것은, 이 변화가 적어도 탁구계 안에서는 얼마나 혁신적인 것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탁구공은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2014년에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되는데, 이번에는 크기나 무게가 아닌 재질이었다. 100년 가까이 탁구공 시장을 지배해왔던 셀룰로이드플라스틱소재로 바꾼 것이다. 셀룰로이드는 소리와 타구감 등에서 탁구에 적합하지만, 발화성이 있는 위험 물질이라는 점이 플라스틱 ABS 소재로 바꾸게 된 이유였다. 셀룰로이드 소재에 버금가는 회전과 반발력 등을 플라스틱 소재로도 구현할 수 있게 된 생산력의 발전도 물론 변화의 동력이 됐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40mm, 2.7g 공이 현재 공인되는 탁구공이다.

 

판도 뒤흔든 경기규칙의 변화들

공의 변화로 문을 연 2천 년대 초반에는 연이어 경기규칙도 획기적으로 개정되면서 탁구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우선 20019월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21을 한 게임으로 하던 점수 제도가 ‘11으로 바뀌었다. 대신 보통 ‘3게임으로 승부를 내던 한 매치의 기준을 ‘5게임(단체전)’이나 ‘7게임(개인전)’으로 늘렸다. 5점마다 교환하던 서브권을 2점마다 교대하게 하는 등의 세부 지침도 함께였다.

우리나라 서울에서 열린 2001년 코리아오픈에서부터 본격 시행된 11점제의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잦은 서브권 교환, 게임 시간 단축 등등 숱한 변수들로 인해 매 경기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숨 막히는 양상이 자주 벌어졌다. 실제로 시행 초반에는 각종 오픈대회에서 세계 탁구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중국의 강세가 현저히 줄기도 했다(당시 코리아오픈도 한국의 김택수가 우승, 이철승이 준우승했다. 둘 다 4강전에서 중국을 이겼다.).

ITTF는 이에 더해 이듬해인 20029월부터는 일명 오픈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또 한 번 전 세계 탁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오픈 서비스의 요점은 서브 때 공과 라켓이 부딪치는 임팩트 순간이 상대 선수와 심판에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팩트 시 순간적인 라켓의 움직임만으로도 천변만화를 일으킬 수 있는 탁구에서 회전을 노출하도록 강제한 것은 탁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사건이었다. 11점제의 그것처럼 시행 초반 경기 양상이 잦은 이변과 파란으로 점철됐던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20089월 전격 시행된 일명 스피드글루 사용 금지도 의미있었던 변화다. ‘스피드글루VOC(Volatile Organic Com­pounds) 성분이 첨가된 러버접착제를 통칭하는 용어였다. 라켓을 구성하는 목판(블레이드)과 고무(러버)를 붙일 때 이 접착제를 사용하면, 휘발성인 VOC가 러버의 스펀지에 스며 반발력을 증가시켰고, 공의 스피드와 회전력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심하면 환각작용까지 일으킬 수 있는 VOC의 유해 성분이 선수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논의 끝에 금지한 것이다. ‘스피드글루금지 조치는 이전과 같은 빠른 랠리를 구현하기 위해선 타구 시 더 많은 파워를 요한다는 점에서 유럽보다 동양인에게 다소 불리하다는 분석이 따랐다.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스피드글루 금지 때 대표적으로 표면화된 것처럼, 2천 년대 이후 연이어진 개정과 그로 인한 변화 시기마다 뒤따르곤 했던 유불리에 대한 분석은 흥미롭게 짚어볼 만한 부분이다. ITTF는 언제나 용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관전과 플레이의 재미를 배가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다수 탁구인들은 그 이면에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해석을 내놓곤 했다. 변화서비스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을 막기 위해 오픈 서비스 규정을 만들었고, 스피드보다 파워에 방점을 두는 유럽에 유리하도록 공의 크기와 재질을 바꿨다는 식이다. 11점제로의 변화나 스피드글루 금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수많은 분석과 전망 속에서도 탁구 판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각각의 변화 초기 짧은 시간 동안 부침이 일기는 했지만,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은 물론 각종 투어에서도 여전히 시상대 꼭대기에는 대부분 중국 선수들이 서 있다. 한 국가의 지나친 독주가 종목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것이 사실이라면, 변화의 시점마다 다분히 바람 섞인 분석이 따르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외부적인 변화로 인해 단번에 판도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다행스러운결과였는지 모른다. 용구나 규제 등 외적인 요소보다 힘 대 힘, 기술 대 기술로 맞부딪치는 스포츠로서 탁구의 본질이 더 우선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셈이니까 말이다. 선수들이(동호인들을 포함해서) 지속적인 훈련으로 기량을 늘려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가맹단체만 226개국에 이르는 세계 최대 스포츠조직인 ITTF(국제탁구연맹)는 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러버 외에도 공의 컬러와 탁구대 형태에 관한 논의도 이미 시작됐다). 첨단시대에 어울리는 스포츠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ITTF의 의지를 굳이 달리 해석할 필요도 없다.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기술적으로도 그에 어울리는 수준을 완성해가려는 부단한 노력이 변화의 시기에 가장 바람직한 덕목이라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시상대 꼭대기에서 버티는 중국의 탁구장성도 균열을 일으키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왕이면 당시의 새로운 주인공이 코리아에이스들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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